비즈니스

직장에서 '현타'오는 11가지 순간

[데이터J] 이러려고 취업했나 앞날이 깜깜 자괴감 들 때

2023. 06. 19 (월)
‘현타'는 ‘賢者(현자)타임’의 줄임말로 쓰이다가 ‘현실자각타임'으로도 의미가 확장된 말이다. '현실타격'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회사에서도 이런 '현타'의 순간이 있다. 대체로 '현자'보다는 '현실자각' 혹은 '타격'의 의미로 쓰였다. 현재 처한 상황이 확 와닿는 순간이나 허탈감을 느끼는 감정쯤 된다.

잡플래닛 리뷰를 찾아본 결과, 자괴감, 박탈감, 회의감, 허탈함 혹은 인정하고 싶지 않거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언급 빈도가 높았다. 외부 요인이 회사 혹은 타인에 있는 경우들이었다. 이런 점이 스스로의 선택과 행동에 따른 현실 상황으로 느낄 때가 많은 보통의 '현타'와는 달랐다.

그 여파로 '이걸 왜 하고 있지?', '뭘 위해 하는 거지?', '이러려고 입사했나?'라는 생각까지 미치기도 했다. 목적이 불분명하고, 효용가치를 느끼지 못하고, 보상이 제대로 돌아오지 않을 때였다. 그 다음 수순은 퇴사했거나 (곧 혹은 죽어라 버티다가) 퇴사할 예정이거나였다.

반대로 풀어보면 '현타'올 일 없는 회사는 조금이라도 보상이 이뤄지고 일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고, 성장함을 느낄 수 있는 등 가치를 느끼며 일할 수 있는 곳이란 뜻이기도 했다. 그럼 직장인들이 잡플래닛 리뷰를 통해 언급한 '현타'의 순간들은 언제였을까. <컴퍼니 타임스>가 정리했다.
◇ 돈이라도 많이 주든가, 일이라도 적든가

① 사람 갈아서 일 시키고 끝?  

야근은 일상, '높은 업무 강도'로 정신없이 죽어나갈 정도로 일을 하다가 홀로 별보며 퇴근하다 보면 '현타'가 안 올 수가 없다. 고생에 대한 보상이라도 제대로 받으면 다행이련만, 몸을 불살라 일을 한다고 다 대우받는 것도 아닌 경우 더 크게 '현타'를 느꼈다. 한 직장인의 "살려달라"란 말은 처절하기까지 했다.
 
"일 정말 많음. 말해도 그때뿐 사람들만 죽어난다. 사람 뽑는다는데 과연 뽑을지. 연차 쓰는 것도 눈치 보이고 워라밸의 'ㅇ'도 없다. 살려달란 말이 절로 나올 정도. 퇴근할 때 현타 세게 옴. 이게 사는 건가 싶음"
(⭐1.8 경기 제조/화학)

"주말출근, 야근비 제도가 시행됐지만 일정시간은 무료로 봉사한 후에야 돈을 준다. 야근비 27시간 무료 봉사, 주말출근 8시간 무료봉사 하다 보면 현타옴" 
(⭐2.3 대전 제조/화학)

"일이 엄청 많아서 하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담당자가 됨. 1인당 프로젝트를 5개 이상 맡으면서 하다 보면 이 돈 받고 이렇게 일해야 하나 현타옴"
(⭐2.5 경기 제조/화학)

"사람 갈아서 돈 버는 회사. 타 부서보다 업무강도 최강. 신입들을 생산직처럼 굴려서 다 현타 느끼고 도망감"
(⭐2.7 경남 제조/화학)


② 소속에 따른 대우로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

단순히 '적은 연봉' 때문이 아니라 '비교'되는 상황에서 직장인들은 '현타'를 느꼈다. 같은 일을 하는데, 소속에 따라 연봉이 다르거나, 성과급에서 차이가 나면 상대적 박탈감에 빠지기도 했다. 특히 대기업 계열사나 관계사 리뷰에서 비교적 잦은 빈도로 발견됐다. 차라리 몰랐다면 나았을까. 본사와 계열사 간 비교가 이뤄지기도 하고, 여러 경로로 정보를 들을 기회도 더 있는 만큼 차이나는 대우에 한숨만 나오는 모습이었다. 
 
"다른 복지가 거의 없다시피 함. 타 경쟁사 복지를 듣다보면 현타가 크게 온다. 기본급부터 다르고 인센티브도 빡빡하게 주는 편. 목표 설정을 너무 높게 해서 달성을 못하게 하는 것에 가까울 정도"
(⭐2.0 경기 유통/무역/운송)

"단순 반복하는 일하면서 많은 급여를 바라는 건 욕심일 순 있지만 본사 신입연봉과 계열사 10년 차 연봉을 비교하면 현타옴"
(⭐2.9 서울 IT/웹/통신)

"다른데선 과장 달 나이에 여기서는 사원 수준으로 뭉개고 다녀야 함. 돈 300도 안 줌. 나이는 이미 30대에 접어들었는데 월급보면 진짜 현타옴"
(⭐2.9 서울 서비스업)


③ 놀아도 월급 주는 좋은 회사(feat.월급루팡)

'월급루팡'을 방치하는 회사다. 일하는 사람만 일하는데, 노는 사람들도 똑같은 월급을 받거나 방치해서 무임승차자가 널린 곳들이다. 일을 더 많이 한 만큼 인정해주고 챙겨주면 덜했을텐데, 직장인에게 중요한 금전적 보상마저 없어서 동기부여마저 잃게 하고 있었다. 연차만으로 승진하는 회사라면 누구도 일하고 싶진 않을 거다. 회사에서 숨만 쉬다 퇴근해도 괜찮으니 말이다. 
 
"월급루팡에게 매우 좋은 회사. 목표를 갖고 일하는 직원들은 매일 현타 느낌"
(⭐2.2 경기 제조/화학

"일 잘하는 직원들에게 업무가 몰리는데 그에 대한 인정은 전혀 없고 노는 직원과 월급도 차이가 거의 없는 수준이라 능력자들은 현타와서 퇴사함"
(⭐2.5 서울 교육업

"제일 바쁜 시기에 PC게임만 하는 걸 보고 있으면 현타옴. 15년동안 고이고 고인 분들인데 무능력하고 배울만한 점도 없다. 회사도 실력없는 사람을 방치해서 말로만 일하는 사람들이 많다"
(⭐3.0 경기 서비스업)

"일을 안 해도 연차만 쌓이면 바로 승진돼서 현타 옴"
(⭐3.2 대전 기관/협회)
◇ 블랙홀보다 어두운 미래 

④ 커리어의 무덤 “물경력 예고"

커리어를 생각할 때 스스로 두각을 드러내기 어렵고, 시스템으로 움직이고, 단순 반복 업무를 하거나 연차와 상관 없이 언제든 대체될 수 있는 일은 물경력이 된다. 투명망토를 뒤집어쓴 듯 마치 없는 사람처럼 존재감이 없어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 말은 곧 이직이 어려워진다는 뜻이고, 외부에서 인정 못받는 인력이 된다는 걸 의미한다. '잡은 물고기에 먹이를 주지 않는다'는 말처럼 제대로 된 경험을 쌓지 못하다가 도태돼서 갈데가 없어지면, 회사는 그걸 또 귀신같이 알고 그에 걸맞는 대우를 하려고 한다. 
 
"야근이 당연시되는 분위기. 일정도 야근을 포함시켜서 짬. 미래에 도움되는 야근이면 어떻게든 할 텐데 그렇지도 않아서 제대로 현타 옴"
(⭐2.1 서울 IT/웹/통신)

"복지가 하나도 없고 연봉협상도 통보식인데 거의 동결. 커리어에 도움 하나도 안 되는 일만 해서 현타가 세게 옴"
(⭐2.5 서울 제조/화학)

"실무를 전혀 모르는 팀장 때문에 퇴사가 회전문 수준으로 많고 후임자도 안 뽑혀서 담당자가 없는 업무가 많음. 외주로 해결하려고 하는데 밖에서 보면 문제될 것들 투성이. 구멍가게도 아니고 현타와서 못 다니겠음"
(⭐2.6 서울 제조/화학)

"일은 많은데 대부분 잡일. 물경력 쌓다가 도태되기 딱이다. 고학벌에 교육 수준과 경력 대비해서 너무 잡일을 해서 현타 옴"
(⭐2.9 서울 기관/협회)


⑤ 길잃은 회사 

이병남 前 LG인화원 사장은 저서 <회사에서 안녕하십니까>에서 "CEO는 회사와 부서가 무슨 일을 할 건지 미션과 비전을 확실히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야 사람을 적재적소에 쓸 수 있기 때문이라고. 

회사도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는데, 직원들이야 더 말할 것도 없다. GPS가 고장난 채로 당장 눈앞에 돈이 되는 일에 급급해서 업종을 추가하다 보면 별의별일을 다 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단일 메뉴로 끝장을 보는 식당과 이것저것 해보다가 메뉴가 수십 개씩 늘어나 안 파는 게 없는 식당을 비교해 보라. 어디가 맛있을지는 안 봐도 8K 유튜브다. 
 
“산업자재부터 속옷까지 중구난방인 사업 아이템. 일하다 보면 현타 온다"
(⭐1.0 인천 유통/무역/운송)

"이사장이 새로 온 뒤 요상한 행사만 계속되고 싸이월드 미니홈피 꾸미듯이 내부 공간 꾸미기만 계속 함. 쓸데없이 예산낭비 하는 걸 보면 현타가 세게 오는 경험을 하게 된다"
(⭐2.2 서울 기관/협회)

"경력과 무관한 일을 엄청 많이 해야 한다. 대표가 시키면 그냥 해야 한다. 안 될 거 같은 게 보이는데 테스트삼아 시켜보는 느낌이라 일단 하다가 현타 온다. 고인물들은 이미 익숙해져서 잘함. 6개월 이상 버티는 사람은 승자"
(⭐2.2 경북 연구소/컨설팅/조사)

"업무 공간이 창고인지 사무실인지 모를 정도로 환경이 나쁘고 굉장히 지저분함. 채용 때 합격한 직무와 전혀 다른 잡일을 하느라 내 일을 할 시간이 없고 연봉이 짜고 복지가 없다. 인수인계도 제대로 안 되고 체계도 없고 첫 직장인데 제대로 된 사수도 없어서 스스로 알아서 익혀서 하느라 힘들고 현타가 왔다. 다니다 보면 여러 의미로 현타온다"
(⭐3.0 서울 유통/무역/운송)


⑥ 포장만 화려해 "속 빈 강정"

언론에 대서특필될 정도로 대단한 회사라고 떠들썩해서 입사했는데 정작 들어가 보니 웬걸? 남의 성과를 내 것인 것처럼 포장하기도 하고 작은 걸 부풀려서 대단하게 보이게 한 회사들이 있다. '침소봉대'란 말이 절로 떠오르는 곳이다. 또 괜찮아 보이는 이름을 붙여놨는데 실체를 알고 보면 현혹시키기 위한 용도로 쓰인 경우도 있다. 피부과 전문의가 하는 병원인줄 알고 갔더니, 타과 전문의 출신으로 피부과 진료를 하면서 어떤 전문의인지 밝히지 않은 격이랄까. 
 
“기술력 없는 회사. 외부에 알려진 이미지에 속으면 안 됨. 상상과 많이 달라서 많은 직원들이 현타를 겪는다. 기술력이 부족하니 영업도 안 돼서 많이 힘든 것 같다"
(⭐2.2 서울 IT/웹/통신)

"하루에도 몇십 번씩 ‘거기 사기 회사인가요?’란 말을 듣는다. 몇 달 듣다 보면 진짜 '내가 피싱범인가?' 싶어서 현타온다. 회사 이름에 있는 업종에서 예상되는 일과는 다소 다름"
(⭐2.3 서울 미디어/디자인)

"교육회사에서 영업을 하면 최소한의 도덕선은 지키는데 여긴 교육에 대한 철학도 없는 그냥 영업 조직에 가깝다. 외부에 알리는 것과 현실은 전혀 다르다. 그런 사기극에 적극 가담해야 하니 현타가 안 올 수가 없다. 언론에 실상이 까발려졌을 때 어떻게 될지 한 번 생각해보면 좋겠다"
(⭐2.9 서울 IT/웹/통신)
◇ 이상한 회사, 이상한 사람들

사내 문화·정치>성과 

<사장이 원하는 회사 직원이 원하는 회사>(산군 저)에 따르면 "권력은 생존가능성을 높여주기 때문에 권력을 취하려는 건 본능적인 인간의 심리다. 최대한 많은 권력이 자신에게 집중되도록 노력하고 일거수 일투족을 보고 받아서 모든 상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생태계를 구축한다"고 한다. 아무리 살아남으려는 본능이라지만, 성과를 인정해주지 않고 오직 정치로만 평가되는 회사에서 미래를 보긴 어렵다. 파벌싸움으로 임진왜란을 제대로 대비하지 못해 고통을 겪은 조선시대를 보고도 여전히 아무 것도 배우지 못한 회사다. 
 
"텃세가 심하고 직무에 따른 차별도 심하다. 잡일도 많이 해서 현타 많이 옴"
(⭐2.0 경기 교육업)

"'네네'하며 달콤한 말만 하는 직원이 일 잘하는 거 같고 본인들 위하는 것 같겠지만 뒤에선 엄청나게 쌍욕한다. 일은 직급에 맞게 시키고 인사 평가도 진짜 일한 걸 보고 하면 좋겠다. 사람들이 일은 본인이 더 많이 하고 돈은 아부떠는 직원들이 더 받고 인정 받으니까 그만두는 거다. 이러는데 누가 열심히 일하고 싶을까. 계속 보다가 현타와서 그만둠"
(⭐2.0 인천 건설업)

"연봉 테이블 따로 없이 부서장 마음대로 연봉을 책정한 후 통보함. 근거도 없고 부서장 마음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무능해도 잘 보여야 해서 현타 옴"
(⭐2.2 서울 유통/무역/운송)

"상사 기분이 업무 환경을 매일 다르게 한다. 일보다 상사 기분 살피는 게 먼저라 현타가 크게 온다"
(⭐2.7 서울 기관/협회)


무능한 상사가 던진 돌 

상사는 곧 직장에서 미래를 유추해볼 수 있는 거울이 되기도 한다. 상사가 무능하면 보고 배울 게 없어서 성장을 기대할 수도 없고, 일 잘하는 실무자의 업무 부담은 더 커진다. 선장이 배를 잘 끌어줘야 하는데 지도도 볼 줄 모른다면, 미래를 기대하기 어렵다. 때론 자격지심에 일잘하는 팀원을 괴롭히기도 한다. 그런 행동이 반복되면 퇴사 러시가 이어지기도 한다. 같은 편을 괴롭게 하는 '트롤'(게임 '리그오브레전드(League of Legends)'에서 파생된 말)이 따로 없다. 
 
"보기만 해도 일 못하는 게 보이는데, 대졸자에 대한 자격지심이 심해서 텃세부리고 성격까지 이상한 선임 밑에서 일한다는 것에 현타와서, 팀장님께 조용히 이유를 말하고 그만둔댔더니 사장님이 큰소리로 선임 불러서 뭐라고 하고, 저한테 그만두면 선임도 자를 거라더니 갑자기 점심 먹으러 갈 때는 제 탓도 있다며 화해하라는 식으로 얘기함. 전 직장 사람들과도 아직까지도 잘 지내고 면접 보러 가서도 수다 떨고 나올 정도인데..."
(⭐1.0 서울 유통/무역/운송)

"대화 하다가 이런 사람과 같은 회사를 다니고 상사로 둔다는 것에 현타 왔음" 
(⭐2.6 인천 제조/화학)

"경력자면 3시간이면 대충 업무 파악 가능하다. 얼른 집에 가야겠다고 느끼면 현자 중의 현자고, ‘엥? 이게 맞다고?’ 하면서 버티면 현타 중의 현타를 느끼면서 잡플래닛에 왜 이렇게 의로웠던 1점들이 많았던 건지를 알게 됨. 전문성 없고 교양과 의식 수준이 낮은 이들이 열심히 이끌고 있다. 잘 되면 내 덕, 안 되면 네 탓. 내가 못하면 날 안 말린 네 탓. 이렇게 내보낸 능력있는 임직원들이 한 트럭은 된다"
(⭐2.7 서울 제조/화학)

"능력없고 아부만 하는 일부 리더들 때문에 퇴직율이 항상 높다. 이번에도 많이 나가서 현타옴"
(⭐2.8 서울 서비스업)


⑨ 동료 수준=현실? 

좋은 동료는 곧 복지란 말이 있다. 서로 동기부여가 되고 도움을 주고 받으며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곧 미래의 자산도 될 수 있다. 반면, 상종하기도 싫은 사람들이 동료인 경우도 있다. 인류애 상실을 경험할 정도의 비인격적인 행동으로 환멸을 느끼게 하는 동료들도 있었다. 
 
"살면서 느껴본 적 없는 인간관계를 느끼면서 혼돈 속 카오스, 카오스 속 혼돈 자체가 되면서 직업에 대한 현타를 느끼고 인류애를 상실하게 됨. 결국 사직서를 톡으로 전달 후 안 나오는 사람도 비일비재. 아침엔 봤는데 점심 지나면 보이지 않는 경우도 상당함"
(⭐1.0 서울 의료/제약/복지)

"편한 분위기 조성해보겠다며 관리자급은 장난식으로 욕을 섞어가면서 말하는데 너무 저급해 보이고 그게 회사 수준 같아서 들을 때마다 현타옴. 직원들 앞에서 욕하거나 반말하는 거 정말 없어 보임. 정말 회사 다니면서 너무 현타 온 부분이다. 관리자들이 이러는데 입사 때 정작 직장 예절교육은 왜 하는지 의문"
(⭐2.3 서울 미디어/디자인)

"무서운 젊은 꼰대들과 업무량에 현타를 느끼고 퇴사함"
(⭐2.7 서울 유통/무역/운송)

"점심 먹을 때면 쌍욕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고, 남녀 가리지 않고 옥상에서 줄담배 피우는 모습을 보면 현타가 심하게 온다. 내 인생이 이렇게 바닥까지 왔나 싶어서 망한 거 같아서 그 점이 힘들었음"
(⭐2.8 경기 은행/금융업)
◇ 회사가 맘상하게 하는 법

⑩ 밴댕이 소갈딱지처럼 굴기

생선인 밴댕이는 급한 성격에 예민해서 잡히면 스트레스로 바로 죽어버린다. 밴댕이도 작은데 그 내장을 뜻하는 소갈딱지는 훨씬 작다. 때문에 주로 속좁고 고집셀 때 쓰인다. 마음이 상할 때는 큰 잘못보다는 이런 사소한 마음씀씀이가 이유일 때가 많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기 때문. 사랑하는 연인 사이도 먹을 거나 작은 걸 아끼는 모습 때문에 다툼이 난다. 하물며 회사는 더할 수밖에 없다. 이게 직원을 생각하는 회사 수준인가 싶어질 정도가 되면 그나마 회사를 향해 남겨뒀던 작은 마음도 조용히 접게 된다. 
 
"회사 주변에 무단주차해야 하는데 가끔 딱지 날아오는 걸 보면 현타 옴"
(⭐2.0 경기 제조/화학)

"입사 비추. 직원 대우 절대 안 해주고 느낄 수 있는 현타란 현타는 다 올 거다. 말만 직원이지 자기 자리도 없고 앉을 의자도 부족해서 쉬는 시간에 계단에서 쉬는 분들도 많다. 이런 건 그래도 참을만 한데 모든 면에서 절대 사람 취급, 직원 취급 안 한다. 기계처럼 계속 일만 하고 싶은 분만 가시길"
(⭐2.4 서울 제조/화학

"명절에 선물 들어온 것들 깔아놓고 참치캔 같은 거 하나씩 가져가게 한다. 운 좋으면 캔 2개 가져갈 수 있는데 다들 그날만 되면 현타가 세게 온다"
(⭐2.6 서울 유통/무역/운송)

"보통 입사하면 모니터나 전화기 등 필요한 건 세팅해두는데 이런 회사는 처음이다. 새거 그대로 다 상자에 담겨 있어서 언박싱하는 기분으로 직접 다 세팅하다가 현타 옴. 전 직장은 책상에 웰컴키트 올려두고 세팅도 미리 다 돼있어서 업무 관련 설치만 하면 됐는데 출근하자마자 멀티탭 찾아다녀야 했음"
(⭐3.2 서울 유통/무역/운송)


⑪ 청소 직무로 입사했었나?(긁적긁적)

머무는 공간이 깨끗하면 좋다는 마음으로 청소를 하라는 지시를 따를 수 있다. 문제는 담당 직무는 어느새 뒷전이 되고 청소가 마치 주 업무인마냥 느껴질 때다. 누가 봐도 직원을 청소부로 여기는 모습이 여실히 느껴지는데, 또 누구는 하고 누구는 안 하고까지 이어지면 답이 없다. 
 
"월요일마다 20분 정도 일찍 와서 다같이 청소하는데 여자만 화장실 청소한다. 변기에 묻은 볼일 본 흔적을 볼 때마다 내가 왜 이러고 있나 현타온다"
(⭐2.0 서울 미디어/디자인)

"직원들에게 청소를 시키는데 그냥 자기 자리를 하라고 하는 게 아니라 사무실 바닥부터 전부 다 시킨다. 그런 와중에 꼰대들은 도망가서 남은 몇 명만 하게 되다 보니 불만이 폭풍처럼 쏟아진다. 눈치 엄청 보이고 현타옴. 제대로 청소하는 사람도 없어서 사무실에 먼지가 굴러다닌다. 근무 환경이 최악임"
(⭐2.2 서울 제조/화학)

"일하다가 청소 호출 오면 청소하러 가야함. 금요일에는 퇴근 전에 단체로 청소한다. 점심은 남자 직원들이 밥을 다 먹고 들어온 후에야 먹을 수 있다. 침섞인 담배 재떨이 씻을 때 현타옴"
(⭐2.5 부산 제조/화학)

"몸보다 정신이 더 힘든 곳. 아침에 돌아가면서 청소를 하는데 왜 해야하는지 모르겠다. 보통 회사에선 청소하는 분이 따로 있는데 그걸 사무직 직원들에게 시킨다. 그것도 사무실이면 모르겠는데 공장을 청소시켜서 현타가 엄청나게 온다"
(⭐2.6 경기 제조/화학)
안시은 기자 [email protected]